몇일 전 서재소개를 했는데,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을 한번 소개해 달라는 요청이 있으셔서, 어떤 책이 전시(?)되어 있는지 한번 훑어 보았다. 자신있게(?) 또는 적극 권해 보고 싶은 책은 바로 만화로 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다.
출간된 지는 꽤 되었다. 몇 년 전 우연한 기회에 서점에서 태종실록 편을 읽었는데, 만화로 되어 있어서 재미있게 술술 읽혔다. 몇 권 더 사서 읽다가 아예 전집을 소장하고 싶어서 셋트로 주문을 했다. 분량이 상당하지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고, 조선왕조의 정치사를 전체적으로 한번 훝을 수 있는 좋은 공부 자료라고 생각이 된다.
총 스무 권이다. 한 권에 한명의 왕을 서술하도록 구성하려 한 것 같은데, 몇몇 왕들은 재위 기간이 짧아서인지 사료가 별로 없어서인지, 두 명을 한 권에 소개했다. (2권:태조/정종, 4권:세종/문종, 5권:단종/세조, 6권:예종/성종, 9권:인종/명종, 13권:효종/현종, 15권:경종/영조, 18권:헌종/철종)
역사책을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야사나 재미위주로 서술된 다른 책들과는 달리, 정통 정치사를 중심으로 서술한 느낌이 강했다. 그 때문에 조선중기에 치열하게 벌어졌던 학문적 논쟁에 관한 내용이 상세하게 소개될 때는 좀 지루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다. 글자도 꽤 많아서 (실록 원문 해석을 꽤 길게 인용한 구절도 종종 보인다), 그림이 곁들여져 있지만 사실은 글로 된 역사서와 다를 바가 없어 보이기도 하다. 그래도 그림이 곁들여져 있으니 이해하기도 쉽고 흥미도 ..
역사는 단지 팩트의 나열이라기보다는 서술자의 시각에서 가공되고 해석된 경우가 많다. 이 책도 역시 그러한 부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조선왕조사를 빗대어 현대사에 대해 비판적인 인식을 보인 부분이 종종 보인다. 예를 들면 태종이었던가? 왕권을 잡고 나서 "다시는 나와 같은 행복한 군인이 나와서는 안되지!" 라고 다짐하는 장면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어떤 대통령을 연상하게 하는 대목.
비판도 있다. 나무위키에 보면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에 대한 비판을 별도의 문서로 만들어 서술하는 곳이 있다. 치우친 역사관이라든지, 사실관계에 대한 잘못된 고증이라든지 뭐 그런 것들은 종종 있겠지만, 그래도 큰 구설수 없이 거의 20년 가까이 장수한 베스트+스테디셀러인 만큼, 조선시대 역사공부용으로 사용하기에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한번씩 일독을 권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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