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완전히 정복하는 방법

시간을 완전히 정복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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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시간 관리라는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관심을 가져 보았다면, 이 책을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책은 평생에 걸쳐 엄청난 연구업적을 생산해 낸 러시아 과학자 류비셰프의 시간 관리 방법을 다루고 있다.

수많은 과학자가 있다. 류비셰프라는 러시아 과학자는 전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진 사람도 아니고, 과학사에 큰 획을 긋는 업적을 남긴 사람도 아닌 것 같다. 그러나 그가 생산해 낸 수많은 지적 생산물의 양, 보통 사람이 평생에 달성할 수 있는 분량을 압도한다. 비단 과학자에 국한되지 않더라도, 지식을 생산하는 일에 종사하는 수많은 지식근로자들이 동경할 만한 생산성임에 분명하다. 저자는 류비셰프가 남긴 수많은 저작물, 특히 그의 타임 로그라 할 수 있는 일기를 통해서 그가 어떤 식으로 시간을 관리하고 이용해 왔는지를 추적하고 소개한다.

 

류비셰프의 시간관리 기법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철저한 기록과 계산" 이 아닐까? 그는 평생에 걸쳐서 방대한 양의 일기를 남겼는데, 개인적인 소회나 감정 표현보다는 지극히 사무적인 방식으로 몇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를 기록한 것들 뿐이었다고 한다. 요즘 같으면 전산상에 기록으로 남는 타임로그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이 로그 기록들을 통해서 그는 자기가 몇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지적 생산에 실제로 할당된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분석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시간 계획을 세웠는데,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간계획을 짜니 계획과 실행이 어긋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의지력에 기반하여 계획을 짜곤 한다. 넘치는 열정은 좋은 것이지만, 의지력만 가지고 모든 계획을 성취할 수는 없다. 자기의 능력이 실제 얼마만큼인지 정확히 알아야 하고, 그래야 그를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계획과 예산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피터 드러커의 명언,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명제는, 시간 관리에도 어김없이 적용되는 것이다. 

 

반도체회사의 PI 엔지니어로서 각 공정전문가들에게 단위공정 개선 요청을 하면, 단위공정 전문가들은 꼭 물어 온다. "스펙이 어떻게 되며, 메트롤로지가 뭔가요?" PI 엔지니어가 요구한 공정개선의 정확한 정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공정이 개선되었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합의하지 않으면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 회사라서 정확한 정의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실제적인 변화를 일으키려면, 정확한 정의와 계측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산을 세우려면 한달 생활비가 얼마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래서 가계부를 쓰는 것이다. 가계부를 써야 어디에 얼마가 소요되는지를 알 수 있고, 그래야 예산에 반영할 수 있다. 시간도 시계부를 쓰지 않으면, 정확히 어떻게 시간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니 어떤 일을 하는데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지를 알 수 없다. "어... 대충 두세 시간이면 될거 같은데?" 실제로는 이틀이 걸리는 일인데!

 

에전에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공부 잘 하는 아이들과 하위권 아이들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실험을 통해서 분석한 적이 있었다. 제한된 시간 내에 영어단어를 외우고 시험을 보는 방식이었는데, 처음 보는 단어들이다 보니 상위권 아이들이라고 특별히 점수가 더 좋은 것이 아니었다. 기억력 자체는 상위권이나 하위권이나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이 주목한 포인트는 이것이다. 각자 시험보기 전에 자기가 몇 개나 기억하고 있을 것 같은지를 미리 예상하게 했다. 상위권 아이들은 자기 성적의 예상치와 실력치가 거의 일치했던 반면, 하위권 아이들은 예상치와 실력치 사이에 크게 차이가 났다.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능력을 일컬어 "메타 인지"라고 하는데,  상위권 아이들은 메타 인지 능력이 뛰어났던 반면, 하위권 아이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시간을 정확히 기록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능력치에 대한 대한 메타 인지를 높여 준다. 그저 "열심히 해야지" 라는 결심은 아무 힘이 없다. 정확한 분석에 바탕을 둔 예측만이, 계획의 성공 확률을 높여주는 것 같다. 

 

인상 깊었던 문장들

 

생전에 그는 70여 권의 학술 서적을 발표하였다. (중략) 류비셰프는 총 1만 2,500여 장에 달하는 논문과 연구 자료를 남겼는데, 이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생각하기에도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나는 그의 이론이나 업적을 가지고 이렇다 저렇다 평가할 생각은 전혀 없다. 오히려 우리와 동시대에 살았던 그가 도대체 어떻게 그 많은 업적을 이룩해 냈고 다양한 이론을 발견할 수 있었는가, 그것이 더 궁금한 것이다. 

 

그의 저작 문서들을 본 사람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학문적 내용을 담은 서신, 일상 업무에 관련된 문서, 생물학이나 수학, 사회학 이론을 요약 정리한 글, 일기, 논문, 원고, 회고문, 부인인 올가가 남긴 기록, 수첩, 메모, 학술 보고서, 사진, 독서 감상문 등이 수백 권 분량이나 되었던 것이다.

 

1916년의 일기, 1917년의 일기, 1940년과 1941년의 일기를 살펴보았지만 다 똑같았다. 이건 일기라 할 수 가 없었다. 하루 동안 한 일을 간단하게 나열하고 시간과 분을 계산한 후 옆에 다시 알 수 없는 숫자를 적어두었다. (중략)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을 시시콜콜 적고 자기 생각을 풀어 내려가는 보통의 일기와는 전혀 달랐던 것이다. 

 

수십 년 동안 그런 식으로 일기를 쓴 까닭이 대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하루 동안 한 일과 그 시간을 기록하는 것은 그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류비셰프는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철저히 기록하였던 것이다. 휴식, 독서, 산책 등에 소비되는 모든 시간을 계산했다. (중략) 그는 논문 집필 시간뿐만 아니라 자신이 책을 읽은 시간, 심지어는 편지를 쓴 시간까지도 정확히 계산하고 있었다.

피터 드러커는 모든 경영자들에게 각자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확히 기록해보라고 권유한다. (중략) "나는 그 결과를 보면 '이럴 수가! 내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긴 하지만 설마 이 정도라니! 이건 말도 안돼!'라며 화를 냅니다."

 

자신의 시간을 측정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작업을 하려면 반성하는 마음에 앞서서 우선은 대단한 노력과 용기가 요구된다. 

 

나는 시간을 측정할 때 모든 휴식 시간을 제외시킨 순수 연구 시간만을 기록한다. 작업 시간은 쉬는 시간을 포함한 총 소요시간에 비해 매우 적게 나온다. 

 

연가나 계획이나 월간 계획을 작성할 때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내가 어떤 책 한 권을 읽어야 한다고 치자. 경험에 따르면 나는 한 시간에 20~30쪽을 읽을 수 있다. 이런 기존의 경험을 바탕으로 계획을 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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