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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의 독서노트

독서후기 : 기록형 인간

by 데이빗_ 2016.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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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verview

한줄요약: 적자생존=적는 자가 생존한다.

학교 다닐 때 지도교수님께서 누누이 강조하셨던 말씀이 있다. "연구 노트에 모든 것을 적어라. 낙서도 연구 노트에 해라. 그날의 날씨, 온도, 습도, 그날의 기분까지 다 적어라". 해외 출장 가셨다가 일부러 친히 손수! 최고급 라미 볼펜까지 랩 학생들 숫자에 맞추어서 사 오실 정도로 "적는 것"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셨던 기억이 있다. 

내 연구 노트도 두꺼운 옥스포드 노트로 열 권 가량 되었던 것 같고, 사실 들춰 보지 않았지만 그 쌓여 있는 노트들을 보면서 마음이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공식적인 연구의 성과야 저널 논문으로 평가되는 것이지만, 짧게는 2년, 길게는 7~8년의 피땀 어린 인내의 시간이 그 열 페이지 남짓 되는 학술지 논문이나, 일이백 페이지 되는 학위논문 한 편으로 다 표현될 수 있는 것은 아니리라. 그나마 그런 힘들었던 시간에 대한 보상이라면, 수많은 실험 기록들, 낙서들, 결과 XX 안 나오네 같은 욕설 등의 데이터가 총 망라된, 두껍게 쌓인 연구 노트가 아닐까 싶다.

"적는 것"은 그 자체로 무형의 재산을 축적하는 행위이다. 이 책은 무언가를 기록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행위인지, 얼마나 개인의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는 자기계발 방법인지, 그렇게 축적된 기록물들이 얼마나 값나가는 자산인지에 대해 설파하고 있다. 적는 행위의 당위성, 그 가치 등의 전반적인 내용부터, 메모 앱은 어떤 걸 쓰면 편한지, 어떤 사이즈의 노트를 쓰는 것이 좋은지 등의 디테일하고도 실제적인 조언까지, "기록하는 것"에 관한 모든 조언과 이야기를 담아, "쓰기를"권하고 있다.

블로그에서 몇 번 언급했지만, 개인적으로 매일 회사 가서 일하고 돌아오고 하루가 가고, 이렇게 반복되면서 지나가는 나날들이 아까워서, 그나마 기록이라도 남기면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남기라도 하겠지, 나중에 나이 들어서 들춰 보며 추억할 기억이라도 남겠지.. 하는 생각으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때로는 몇 줄 적고 치우고, 때로는 답답한 마음을 담아서 길게 적기도 하고, 때로는 희망찬 마음을 담기도 하고 등등,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은 일상의 기록들이 벌써 600페이지가 넘어가고 있는 걸 보면, 나름대로 축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가끔 들추어 보면서 "그 때 이런 일이 있었나?" 하기도 하고, "그래도 생각이 없이 살지는 않았구나"싶기도 하다. 

독서 습관에서 파생된 독서 노트도 마찬가지.. 책을 읽고 돌아서면 마치 체에 물을 부은 듯이 없어지는 느낌이 너무 아까웠다. 조금이라도 기록을 남기자 싶어서, 처음에는 책 내용을 전체적으로 다 요약해 보기도 했다. 결국 너무 힘들어서, 처음 읽을 때 밑줄 쳤던 부분을 다시 읽으면서 특별히 기억하고 싶은 구절들만 따서 블로그에 옮기다 보니 나름대로 틀이 잡힌 독서 노트가 쌓여가고 있다.

돈이 되는 것이 아니라도, 삶의 기록은 자기만이 만들 수 있는 고유의 가치를 가진 자산이다. 의외로 결과물이 쌓여 가는 것에 만족감도 있고, 뿌듯한 성취감이 들기도 한다. 매일 고정적으로 일기를 쓰다 보니 글 적는 것도 나름대로 조금은 수월해진 것 같고, 일기 쓸 시간을 확보하려다 보니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게 됐고, 새벽 습관을 엔진 삼아서 꾸준한 독서습관도 들일 수 있었고, 최근에는 새벽 운동도 시작할 수 있었다. 쓰는 것이야말로 곧바로 결과가 눈에 보일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뭔가 쌓을 수 있는 자기계발 행위가 아닐까.

개인 일, 묵상 일지, 업무 노트 작성법 등, 가장 내밀한 사생활부터 공적인 업무에 이르기까지 "기록하는 습관의 유익성은 무엇인가?"와,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의 화두를 가지고 저자의 경험과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자기만의 쌓여 가는 자기계발 방법을 가지고 싶다면, "매일 무언가 적기"를 실천해 보면 어떨까? 


● 느낀 점, 공감한 점, 책 속에 기억에 남는 구절들.

모든 인생은 기록하는 만큼 성장하고 완성되어 간다. 육신이 한 줌의 흙으로 스며든 훗날에도 기록된 분량만큼 역사에 존재한다.

- 아 거창하다. 그래도, 나름대로 공들여 살아낸 인생인데 죽으면 아무 것도 기억에 남지 않는다면 참 아쉬울 것 같다. 나는 전문 작가를 목표로 하고 있고 결국 많은 책들을 남길 것이지만, 정말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았는지를 남긴 기록은 책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가치를 지닐 것 같다. 그건 진짜 내 인생에 관한 날것 그대로의 데이터이고, 가공되지 않은 순수한 내 자신 그 자체이기 때문에.

- 누구나 일기를 쓰면 그런 가치있는 자산을 남길 수 있다. 내가 아버지의 "젊으셨던 시절 한때"의 일기를 몰래 훔쳐보면서, 아버지가 크게 성공하신 게 아니라도 그 인생이 결코 가볍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듯, 내 아이들이 나중에 내 일기를 읽었을 때 아빠가 허투루 살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면서. ^^

말로는 대충 얼버무릴 수 있는 것도 문장을 갖춰 표현하려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 맞는 말씀. 매일 일기를 써도, 말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숙명 같다. 매일매일 일기를 보면 "오늘은 몇 시에 일어났다"로 시작한다. 초등학생 일기가 이렇던가? "나는 오늘 무엇무엇을 했다. 참 재미있었다." 

- 그래도 매일 쓰니, 조금은 다른 생각, 조금은 다른 글이 나올 때도 가끔 있다. 가끔. 진짜 가끔. 그런 글 나오면 혼자서 자뻑놀이도 좀 한다. 뭐 어떠랴. 누굴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도 아닌데.

카카오톡 등 SNS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출력이 이뤄지긴 하지만 문장이라고 말하기 힘든 단발적인 글들이다.

- 그건 글이 아니지. 아, 우리는 진짜 직업상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정말 긴 글을 쓸 기회가 없구나. 편지도 잘 안 쓰고, 일기도 잘 안 쓴다면, 생각을 정연하게 풀어낼 기회가 과연 있을까?

일기는 고독한 사람의 정신적 친구이고, 위로의 손길이며, 의사이기도 하다. ... 평생 일기를 쓰면서 자신의 내면을 글로 표현하는 훈련을 했다.. (중략).. 일기를 통해 감정의 비상구를 만들면 정신 건강뿐 아니라 육체 건강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글로 풀어내는 순간 마음의 무질서가 머리를 지나 손끝을 통해 치유되는 것이다.

- 때로는 가슴이 터지게 울적한데 누구에게 말할 수 없을 때가 있다. 때로는 나름 깨달음을 얻고 마음에 환희가 차오를 때도 있는데 누구와 공감할 수 없을 때가 많다. 일기장에 적어 놓으면 감정의 분출과 해소가 이루어지는 것을 많이 느낀다. 어떨 때는 답답한 기분에 세 페이지, 네 페이지 멈추지 않고 글이 쏟아져 나오고, 뭔가 결심이 서거나, 새로운 영감이 올 때도 마찬가지로 네다섯 페이지 기본으로 써질 때도 있다. 

- 가끔씩이다. 진짜 가끔. 그렇지만 그렇게 길게 쓰지 않을 때도, 나름대로 일기를 쓰면서 감정을 분출하다 보면 격동된 마음도 가라앉고, 또 차분히 오늘을 살아 낼 수 있는 힘이 나오기도 하는 것 같다.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에게 주말에 시간을 내서 편지를 써 보자.

- 한 번 그렇게 해 보았음. 두어 달 일기 쓰듯이 편지를 모았다가 아내에게 묶어서 줘 봤다. 아내가 좋아했다. 한동안 못 했는데, 모아서 주든 쓸 때마다 주든, 아내에게 편지를 자주 써 주어야겠다.

기록을 통해 개인의 경험과 지혜가 쌓이고 이를 원하는 순간에 바로 활용한다면 엄청난 힘을 낼 수 있다.

- 특히 업무 기록. 회의 기록. 회사원으로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나는 얼마나 잘 적고 있나? 간헐적으로 좀 적지 말고, 꾸준히 매일매일 정말 자세하고도 효율적으로 적자 연책임아 제발 좀.

정약용은 머릿속에 떠다니는 아이디어와 생각들을 틈나는 대로 끊임없이 기록해 두었다.... 오늘날 실용서 분야의 작가들이 많이 사용하는 저작 방법이다. 생각을 메모로 축적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서 일정 분량이 되면 그것들을 재분류하고 통합, 보완하여 한 권의 책으로 만드는 것이다.

- 개인 노트에 이것저것 적는다. 부동산 뉴스, 투자 관련 뉴스, 오늘 무엇을 했는지, 갑자기 떠오른 생각들. 나중에 들춰 보면 꽤 괜찮은 재료들이 나온다. 잘 기록해 두어야겠다. 일단 매일매일 뭔가 생각날 때마다 적으면, 그날 밤 (혹은 다음날 새벽)에 일기 쓰기에 좋다.

시간 관리의 첫 단계는 시간을 기록하는 것이다.

- 이거 해 봤는데, 효과가 탁월하다. 요즘 들어 못 하고 있다. 커피 먹고, 잡담하고, 화장실 갔다 오고, 메일 확인 하고 등등, 쓸데 없는 데 나가는 시간이 참 많다. 

- 00 시 00 분부터 몇 분간 뭘 했는지 시간을 기록하기로 마음먹으면, 일단 기록하고 있다는 것에 마음이 쓰여서 딴짓을 안 하게 된다. 그리고 실제 통계를 내 보면 내가 과연 필요한 일에 얼마나 시간을 쓰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어서 유용한 것 같다.

- 다시 시작해 보아야겠다. 시간 기록.


● Action Item

- 일기는 잘 쓰고 있다. 굿. 계속하기.

- 아내에게 가끔 편지를 써 주어야겠다.

- 다시 한 번, 시간 기록을 하면서 업무에 임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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